훈수르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

블로그와의 첫 경험

내가 블로그를 처음 접했던 시기는 중학교 1학년 때였다. 그 시절 유행했던 메이플스토리의 Private Server, 일명 프리서버에 관심을 갖게 된 나는 수많은 블로그를 방문하며 메이플스토리의 프리서버를 구축하는 방법을 공부했었다. 한번 관심을 가지면 끝장을 봐야 했기에 집 안의 유일한 노트북에 프리 메이플스토리를 구축하다가 끝내 블루스크린을 띄우고서야 그 바보 같은 짓을 멈췄다. 유일한 관심사를 원치 않게 보내야 했던 내게 숨구멍을 찾은 것처럼 훅 떠오른 생각 “나도 프리메이플을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해볼까?” 그 날 나와 블로그의 운명은 시작됐다. 비록 네이버 블로그이었지만,

블로그를 갓 개설했을 때 나는 난생처음 느껴보는 파동의 설렘에 신이 났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그때 기분은 마치 교과서를 새로 받은 새 학기 날의 설렘보다 더 진하고 강렬했다. (그 설렘 덕에 지금도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처음 쓴 글은 역시나 프리 메이플스토리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글이다. 여러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착실히 배운 내용을 차례대로 나누어 글을 올렸다. 새로 산 문제집에 글씨를 반듯하게 쓰듯이 불과 며칠 만에 그 많은 내용을 글로 작성했다. 그땐 누군가 이 글을 보게 되리란 생각조차 못 했는데 그런데도 열심히 글을 쓴 까닭은 ‘블로거’라는 타이틀이 멋있게 다가왔기 때문일까? 그저 내가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것에 희열을 느꼈던 것 같다. 블로거! 크 간지나니까~ 그런 나의 순수함이 변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내 블로그에 방문자가 생긴 날, 무려 댓글까지 달면서 말이다. 신기함과 동시에 매우 뿌듯했다.

훈수르 그리고 블로그

나날이 방문자가 늘어나자 나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목적을 갖기 시작했다. “방문자 1,000명을 넘기자” 이 하나만을 목표로 블로그를 운영했다. 그리고 그 목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시원하게 뚫었다. 해를 품은 달의 결말에 대해 소신 있게 작성하고 잠자리에 들었던 날, 아침에 일어나 방문자들의 댓글에 답장하던 나는 처음 보는 엄청난 숫자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6살 어린이처럼 기뻐했다. Today 방문자의 앞자리가 2로 시작했다. 2천 명? 개뿔, 2만 명이다. 그중 90%가 해를 품은 달의 결말에 대한 글을 보러온 사람이었다. (해품달 사랑해요 한가인 너무 이뻐요) 압도적인 숫자의 방문자는 금방 잠잠해졌지만, 방문자보다 더 중요한 경험을 했다. 사람들이 내 생각을 읽고 공감해주었다는 것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쾌락이다. 이 순간만큼은 언론에 실리는 유명한 칼럼니스트 부럽지 않다. 처음은 프리 메이플스토리, 그다음은 음악, 그리고 EXO 변백현 팬 블로그를 운영했었다.

앞으로는 오로지 내 이야기를 다루고 방문자를 위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자 한다. 소심했던 나에게 자신감을 찾아줬던 블로그, 나는 지금도 블로그와 함께한다.